부동산 시장 침체 후폭풍…분양·광고업계 "더는 못버텨"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7-30 10: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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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시장 외지업체 중심…지역 업체 고사 위기
지역 소재 정비사업조합도 외면하며 설 곳 줄어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분양, 광고, 인테리어, 설계 등 후방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의 신규 분양 단지 151개 가운데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단지는 31개(20.53%)에 그쳤다. 이 중 지역 광고업체가 분양 광고를 수주한 단지는 26개로 17.22%에 불과하다.

지난 5월 대구시 조사 결과에서도 공사가 진행 중인 공사비 50억원 이상 민간건설사업 80개 중에 시공사가 외지 업체인 곳은 68개로 85%를 차지했다. 전체 공사비가 11조원을 넘는 지역 민간건설 시장이 외지 업체에게 압도적으로 잠식당한 셈이다.

지역 분양 시장이 외지업체를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지역의 분양 관련 업체들은 고사 위기를 겪고 있다. 그동안 직원을 줄이고 사장이 다른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영을 유지해왔지만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 정비사업조합의 분양·광고대행사 선정 과정에서도 서울 소재 업체가 연이어 선정되면서 지역 업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에서 심사 배점표를 보면 직원 수, 매출액, 10대 건설사 분양 광고 실적 등에 높은 점수를 배정하고 있다"며 "지역업체가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입찰 가격은 총 배점에서 비교적 낮게 배정되면서 지역 업체에게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반기에도 지역 업체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4천~5천가구로 예상되는 하반기 신규 분양 단지 가운데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하는 단지는 HXD화성개발의 더파크수성못(123가구)이 유일하다.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는 "분양광고, 인테리어 업체는 하도급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인 보호망이 부족하다"며 "신규분양으로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분양 관련 업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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