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지하도상가 '경쟁입찰 예고'…상인·수분양자 반발 확산 조짐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1 13: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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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관리·운영권 市 이관…분양자協 수의계약 변경 요구
市 "원칙대로 투명하게 결정"
31일 대구 반월당 지하도상가에 지하도상가 일반경쟁입찰 전환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반월당 지하쇼핑 메트로센터 상인회제공


대구시가 오는 2025년 무상사용기간이 만료되는 도심 지하상가에 '일반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상인회와 수분양자협의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당시 삼성물산 외 5개 기업이 건설해 지난 2005년 대구시에 기부채납한 시설로 내년 1월 무상사용 협약 기간이 만료되면 관리·운영권이 대구시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시는 공유재산법상 금지된 전대를 허용하지 않고, 연내 개별점포 입점자 선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지하도상가 상인회·수분양자 반발

반월당·두류 지하도상가 상인회와 수분양자들은 반대하고 나섰다. 재산권 보호와 생계 유지를 위한 유예기간 설정 혹은 계약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

31일 반월당 지하쇼핑 메트로센터 상인회는 입장문을 통해 "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경쟁입찰로 직행한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상인회 측은 타시도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은 "무상사용 기간이 경과한 지하도상가도 수의계약으로 사용을 허가한 경우가 많다. 상권의 규모나 영업 형태에 따라 예외는 있지만, 계약 만료와 동시에 즉시 경쟁입찰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의 '불법전대'라는 지적에 대해 상인회는 "전대행위는 계약 당시 승인을 받은 사항"이라며 "상인들과 가족들의 권익 보호는 찾을 수 없다. 20년간 무상사용은 우리 상인들이 사용할 용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수분양자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트로센터 분양자협의회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대구시가 2005년에 전대 행위를 금지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처음 분양을 받은 것은 더 앞선 시점이다. 만료 이전에 협의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계약서에 명시가 돼 있다.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두류지하상가 수분양자협의회 역시 "타 시도의 사례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유례없는 결정"이라며 "계약 만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7개월간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수의계약 변경 및 사용수익권 10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 대구시 "원칙대로 추진, 소통 강화하겠다"

대구시는 원칙대로 지하도상가 운영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일반경쟁입찰 방식에 대해 "상인들은 불안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타 시도 사례를 보면 전환 후에도 70% 이상은 그대로 재정착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모든 점포가 마찬가지겠지만 선호하는 위치가 있다. 특혜 논란을 해결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한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취지"라며 "추진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협의체 등을 구성해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시행사, 상인, 수분양자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하겠다"고 강조했다.

31일 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 입구. 지하도상가 일반경쟁입찰 전환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반월당 지하쇼핑 메트로센터 상인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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