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열대야…꿀잠 자려면?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1 13: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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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 26도·습도 40~60% 숙면에 최적화
자기 1~2시간 전 미온수 샤워 체온 낮춰 도움
불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올바른 치료 받아야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올 여름도 폭염의 기세가 맹렬하다. 이미 입추, 말복이 다 지났고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내일이지만 폭염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긴 하겠지만, 비가 그칠 때마다 비치는 강렬한 햇볕과 남서풍에 실려 오는 덥고 습한 공기가 영향을 줘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비가 온 다음에도 뜨거운 수증기가 대기를 채워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인삿말로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가 유행할 판이다. 열대야로 인해 잠을 방해받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이용(45) 씨는 여름이 오는 게 두려운 이유가 바로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씨는 간밤에 몸을 식히기 위해 찬물로 샤워해도 몸이 시원해지지 않아 잠을 설치는 날이 부지기수다. 결국 거실로 나와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거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몇 개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이게 된다.

다음날 아침 푹 못 자고 겨우 눈을 뜬 이 씨의 머리와 어깨 위에는 이미 천근만근 같은 피로가 쌓여 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운 뒤 출근하면서 직장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해서 한 잔 마시지만 잠이 깨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당연히 일의 능률이 오를 리 없다.

이 씨는 "피곤하면 잠이 잘 올 거라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더운 날씨에 답답함을 느끼고 뒤척이게 된다"며 "에어컨을 켜면 시원하기는 하지만 전기요금 폭탄이 걱정돼서 조금 틀다가 끄게 되고, 그러면 방 안은 더 더워지고 잠은 오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방 안 온도 26℃, 습도 40~60%를 맞춰라

이지민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숙면을 위해서는 수면환경을 적절하게 맞춰야 하는데 그 중 온도와 습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수면에 최적인 실내 온도는 26도 정도이며, 최적의 습도는 40~60% 정도이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타이밍이다. 잠들기 위해서는 체온이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취침 준비 시간에 에어컨을 좀 시원하게 틀어 실내온도를 낮춘 다음 타이머를 이용해 잠들면 온도를 조금 올려주고 새벽에 시원해지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으로 설정한다. 이렇게 설정해 놓으면 체온의 일주기변동에 부합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자기 전에 샤워하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너무 찬물로 샤워하는 것보다 자기 1~2시간 전에 약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면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돼 결과적으로 심부 체온이 떨어지는 효과를 낸다. 또 시원한 잠옷을 입고 가벼우면서 통기가 잘 되는 이불을 쓰는 것도 여름철 불면증 타파에 도움을 준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잠 못 자는 밤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

만약 열대야를 이기기 위한 시도를 모두 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다면 수면장애, 그 중 불면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면장애란 여러 이유로 건강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는데도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혹은 수면리듬의 이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하며 수면장애 중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것이 불면증이다.

불면증은 잠이 들기 힘들고 자주 깨는 상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낮 활동에 지장이 있거나 심리적인 곤란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고, 일단 증상이 생기면 스트레스가 없어져도 불면증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불면증은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 또한 발생시킨다. 흔히 불면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면증상이 되풀이 되는 것에 대한 불안, 불면으로 인한 집중력저하, 의욕감퇴, 주간 졸림 등에 시달린다. 여기에 더해 잠에 대한 너무 많은 생각과 관심, 잠이 줄어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편한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때는 수면클리닉과 같은 병원 진료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 자칫 수면제만 처방받는다면 수면제 부작용으로 인해 건강이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나 이비인후과의 수면클리닉을 통해 자신의 침실환경, 복용하고 있는 약물, 동반질환, 기타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는지 살피고 가능한 원인부터 교정한 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의 질과 양을 평가받아보는 것이 올바른 치료를 위한 첫 걸음이다.

**도움말 이지민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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