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신랑도 공수처 통신조회 당해, '당신 디올백 받아도 되나봐' 하려다 미안하단 말만"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3 11: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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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김건희. 연합뉴스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공개한 '검찰 등 수사당국 통신조회(통신이용자정보 조회)'를 자신도 당했다고 밝히면서, 배우자(남편) 역시 통신조회 대상이 됐다고 털어놨다.

▶임은정 검사는 22일 오후 6시 1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올해 1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에서 제 통신이용자 정보를 조회했다'라는 문자 통보를 받고, 작년에도 털었겠다 싶어 통신사에 1년치 제 정보 제공 내역을 요청하면서, 신랑에게도 요청해 보라고 했다"면서 "통신영장으로 제 통화내역을 확인했다면 저와 가장 통화를 많이 한 사람이 신랑이니 신랑도 통신이용자 정보 조회를 당했을 테니까"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어 "예상대로 올해 3월 14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신랑도 조회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자료 유출로 벌금 2천만원이 확정돼 지난 5월 말 어쩔 수 없이 사직한 윤(윤석열 대통령) 라인 김선규 부장이 공수처장 직무대행일 때 '2021년 3월 2일과 3일 제 페이스북 글이 한동수 전 감찰부장과 공모해 저지른 공무상기밀누설'이라고 추가 입건해 대검 서버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그때 제 통화내역도 조회했나 보다"라고 추정했다.

이어 "2021년 3월 쓴 페이스북 글 관련으로 2023년 이후의 통화내역만 조회 가능한 통신영장을 청구한 건 공무상기밀누설 수사인 척하며 제 동향과 접촉인사들을 확인하고, 검찰과 공수처에서 언젠가 무언가로 절 수사하려 할 때를 대비해 통화내역을 미리 확보해 둔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제 신랑에게 3월 14일 공수처 조회 사실이 아직 통보되지 않았는데, 공수처에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2번 유예를 걸었다는 것이고, 김선규는 물론 그가 그만둔 이후에도 윤 라인 송창진 차장 직무대행이 유예를 또 걸었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출신들이 공수처에 나쁜 걸 이식하고 있는 듯 해 혀를 차다가, 박정훈 대령님 고발사건 수사를 걱정하게 된다. (올해)10월쯤 공수처에서 통신이용자 정보를 조회했다는 문자를 뒤늦게 받으실 제 지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그럴 위험을 감수하고 연락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제 담벼락(페이스북 글)을 통해 널리 전한다"고 자신과 관련해 통신조회 대상자가 된 지인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은정 검사는 김건희 여사를 연결고리로 남편 얘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그는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 많이 소란스럽다"면서 "제 신랑은 저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자신으로 인해 무슨 말이 날지, 검찰이 어떻게 엮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마음고생하는 제 곁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남편을 향해 "다른 사람의 배우자였다면 이런 일들을 겪지 않았을 텐데 싶어 늘 미안하다"고도 했다.

그는 "작년 3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서 위원인 한석리 검사장이 저녁때나 공휴일 야근하는 아내를 위해 김밥이나 빵 등을 사서 가져다준 신랑의 청사 출입 사실을 거론하며,제가 보안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할 때, 처음 든 생각은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실 출입 사진이었다"고 남편의 자신에 대한, 김건희 여사의 남편(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가지 '내조'를 언급했다.


임은정 검사는 다시 검사적격심사위 당시를 떠올리며 "그래도 그걸(김건희 여사 사례) 말하면 긁어 부스럼일 것 같아 튀어나오는 말을 꿀떡 삼키고 아주 오래전 KBS의 다큐 '8부의 검사들'로 받아쳤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일보에서 그걸로 기사 쓰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검사의 아내가 야근하는 신랑을 위해 도시락을 싸 오는 것은 미담 사례지만, 임은정의 신랑이 저녁거리를 사 오는 건 문제냐 싶어 황당했지만, 뒷말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후 신랑을 1층에서 만나 저녁거리를 받아오는 걸로 바꾸었다'고 담담하게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석리 검사장이 반박했다며 "(한석리 검사장이)'일선지검 형사부에서는 그렇게 해도 되지만 대검은 그러면 안 된다'고(했다)"면서 "다른 검사는 그러면 미담이고, 넌 안 된다는 말로 들려 '욱~' 했다"고 당시 느낀 감정을 털어놨다.

임은정 검사는 "디올백 사건 기사를 보고 농담으로 신랑에게 '당신은 디올백 가방 받아도 되나봐요' 하려다가 통신 가입자정보 제공내역을 보며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했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글 말미에 추신(P.S.)을 달아 "제가 2019년 미투를 할 때, 2005년 스폰서를 달고 질펀하게 놀던 부산지검 부장 사례 등을 공개했었다. 그 부산지검 부장이 '8부의 검사들'에 부장으로 나온다"며 "다큐인가, 연극인가. 그 방송에 치떨려 하던 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적격심사 때 활용하고 보니, 어이없지만 그 부장에게 고마운 게 없지 않다 싶었다"고도 했다.

한편, 1974년생으로 올해 나이 50세인 임은정 검사는 지난 2013년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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