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8일 나카하라 미유키 일본 돗토리현 부지사와 만나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겪고 있는 저출생 문제 해법을 두고 환담했다.
나카하라 미유키 부지사는 이날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열린 한·일 지자체 최초 ‘저출생 극복 국제공동포럼’ 참석에 앞서 이 도지사와 도청 접견실에서 30분 간 대화했다. 두 사람의 이날 환담과 양측의 공동포럼 개최는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저출생 문제를 공동 대응하기로 한 이후 첫 지자체간 교류여서 관심을 끌었다.
이 도지사는 이날 오전 8명으로 구성된 돗토리현 부지사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이나 우리가 엄청 노력을 해도 출산율이 많이 안 올라가는 이유는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유럽과 다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유럽은 비혼 출산을 당연시하는데 일본이나 우리는 (이를) 윤리적 문제로 보기 때문에,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안 바뀌면 출산율을 높이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카하라 미유키 부지사는 이 도지사의 이같은 견해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면서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제 행정적인 정책이나 복지 정책뿐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유키 부지사는 “돗토리현은 젊은 청년층과 여성들에게 선택받는 현을 지향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돗토리현 합계출산율은 다양한 보육 정책을 펴면서 1.6명을 유지하다 최근 1.43명대로 떨어진 상황인데 이는 일본 전국적으로 봤을때 3위 정도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공동포럼 기조발제자로 이날 환담에 함께한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 참여(고문)는 “한국과 일본의 (저출생 문제) 기저 원인 중 하나가 일본은 도쿄, 한국은 서울에 집중되는 현상이 있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저출생 문제 해결이) 좀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 사는 데가 동북아시아인데 인구가 줄면 세계를 리드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저출생 문제는 동북아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이니 우리와 손잡고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공동 현안을 잘 짚어 해결 방안을 찾자”고 화답했다.
이 도지사와 환담을 마친 미유키 부지사 일행은 도청 1층 아이동반사무실과 도청 신도시에 조성된 예천군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방문, 경북의 아이돌봄 현장을 살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박진경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과 야마사키 시로 현 일본 내각관방 참여가 각각 기조발제를 했다. 박 전 처장은 ‘인구정책 평가와 핵심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출산국가가 되기까지 3차례 위기 경보(1980년대 인구억제정책, 1997년 IMF, 2017년 혼인율 지속 하락)를 지적하면서 성평등 관점의 노동·양육정책 전환, 가족 다양성 인정, 성·재생산권 보장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시로 고문은 ‘일본의 인구감소와 저출생 대책: 미래에 대한 책임’이라는 주제로 일본 정부의 ‘가속화 플랜’(2030년까지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 아래 내놓은 2023년 일본 기시다 정부의 종합대책)을 소개하면서 청년 소득 증가, 아동·가정에 대한 보편적 지원, 남성 육아휴직 확대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저출생 대책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돗토리현은 인구 53만 명이 살고 있는 광역지자체로 2010년 육아 왕국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육아 정책을 펼쳐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일본 전국 3위인 1.43명을 유지하는 저출생 대응 모범지역이다. 이시바 총리가 이곳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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