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캄보디아 한국인 집단 납치 사태'를 두고 "'기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우선 현지 피해자 구제와 범죄자 처벌에 힘을 쏟자. 동시에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국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자"고 견해를 밝혔다.
박용진 전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50분쯤 페이스북에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에게 갖는 미안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캄보디아 사태는 한국 사회 청년들을 막아선 기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범죄의 척결도 중요하다. 그러나 저는 왜 그들의 대다수가 조금만 생각해도 이상하다 싶은 말들에 넘어가게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 사회가 성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 중에 국회의원, 장·차관, 판·검사, 의사의 자녀가 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청년들이 비정규직이었거나 빚에 몰려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심각하다. 부와 자산의 양극화는 세습의 양극화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우리 청년들 앞을 가로막는 기회의 양극화를 만들었다. 부자 아이는 다시 부자가 되고, 가난한 집 아이는 그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회, 청년들 앞에 교육 기회조차 불공정하고 일자리 선택마저 제한된 사회에 어떻게 희망이 있겠는가"라면서 "특히 '기회의 평등'을 담당해야 할 교육과 부동산 영역마저 '불공정의 상징'이자 '특권의 세습 통로'가 되었다는 것이 저를 포함한 국민 다수의 인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반칙'과 '특권'이 상식이 되고 법의 심판마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회에서, '성실한 정공법'은 가장 느리고 어리석은 길이 돼버렸다. '범죄 처벌, 피해자 구출'을 부르짖고, '군사작전, ODA(공적개발원조) 취소' 등 자극적인 이야기까지 정치권에서 오간다"고 이 사태와 관련해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을 아우르며 나오고 있는 강경 발언들을 언급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 가서 범죄 가담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한 것에 대해 '피해자는 왜 구출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자 20일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답을 하면서 논란이 더욱 불거진 것,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19일) 캄보디아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필요 시 군사적 조치와 ODA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역시 지적이 나오는 것 등을 가리킨 맥락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그는 "하지만 저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기성세대는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을 향한 질타에 앞서 우리 사회 내부에 자리 잡은 이 절망의 벽 앞에서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우선 현지 피해자 구제와 범죄자 처벌에 힘을 쏟자. 동시에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국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자"며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제게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거나 무언가를 제안할 자리가 생길 때마다 이 문제 해결에 힘쓰자고 호소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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