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안이 빠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부세는 상속세와 함께 올해 세법개정안의 최대 화두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과 대통령실도 종부세 개편을 언급하며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재부도 지난 19일 사전 브리핑에서 종부세 개편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막바지 검토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개편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25일 발표한 이달 넷째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하며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 1주(306주) 만에 최대치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비아파트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과열 양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거둬들이는 종부세의 절반이 서울 몫인 만큼 종부세 폐지나 완화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귀속된 주택분 종부세 결정세액 약 9천500억원 가운데 서울에서 납부한 세액이 4천800억원으로 50.9%를 차지했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에 교부세 성격으로 배분되는 종부세를 당장 폐지하면 지자체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종부세 개편을 함께 다루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며 "특히 다주택자 규제 완화까지 논의될 경우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 들어 기본 공제액이 올라가고 적용 세율도 인하되는 등 종부세 부담이 크게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종부세 납세인원(주택분·토지 합산)은 1만2천159명으로 1년 전 보다 6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북은 8천380명으로 51.9% 줄었다.
정부는 향후 종부세 폐지를 포함한 근본적인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조세개혁추진단을 통해 종부세와 재산세 통합을 연구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종부세는 아직 개선해야 할 사항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것보다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더 컸다"며 "지자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 재산세와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하고 그 결론을 세법에 담는 게 맞아 이번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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