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가운데 예산·인력 등 파급력이 가장 큰 기관 2곳에서 기관장 인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도시 주민들은 지역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기관장이 선정되길 바라고 있다.
◆한전기술·교통안전공단 기관장 적임자는?
현재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과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각각 사장과 이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먼저 한국전력기술이 지난 2~15일 신임 사장 공모를 실시한 결과 총 7명이 응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흥주 전 한전 부사장(해외원전본부장)과 김태균 전력연구원장이 응모했으며, 제대식 전 국가기술표준원장도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전 및 한전기술 임원 출신 인사들이 응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은 응모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기술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선임 절차도 본격화됐다.
교통안전공단은 현 이사장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지난 2~12일 신임 이사장 신청 접수를 했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2월 취임한 권용복 현 공단 이사장은 지난 2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 절차가 지연되면서 5개월 넘게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관가 안팎에서는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을 비롯한 국토부 전직 고위 관료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중 파급력 상위권
이번 기관장 선출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한전기술과 교통안전공단이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가운데 예산·인력 등 파급력이 가장 큰 기관에 속하기 때문이다.
1975년 설립된 한국전력기술의 임직원은 2천300여 명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공공기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용인에서 김천으로 이전할 당시 사무용 가구 등 물품운송 규모만 해도 5톤 트럭 기준 약 1천 대 분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천450억 원에 이른다.
교통안전공단 본사 임직원은 600여 명으로, 2022년 기준 매출액은 3천847억 원이다.
육상, 항공, 철도 등 교통 전분야에서 각종 교통안전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준공한 튜닝안전기술원을 통해 자동차 튜닝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두 기관의 지난해 상생협력 사업비는 560억 원(교통안전공단 320억 원, 한전기술 240억 원)으로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전체(940억 원)의 약 60%를 차지했다.
상생협력 사업에는 지역산업육성, 지역인재 육성·채용, 주민지원·지역공헌, 유관기관협력, 재화서비스 지역우선구매 등이 있다.
◆지역 상생 최우선 가치로
혁신도시 주민들은 지역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기관장이 선출되길 바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혁신도시 공공기관장을 지역 인재로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상생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혁신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35.53%로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낮았다. 채용대상 394명 가운데 140명만 지역인재로 뽑았다.
'유관기관 협력' 분야도 꼴찌 수준이다. 경북 이전 공공기관은 이 분야에 3억9천만 원을 썼는데, 그보다 적게 투자한 지역은 제주(9천만 원)밖에 없다. 충남(251억 원), 경남(141억 원), 강원(56억7천만 원), 울산(44억 원) 등은 경북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김천혁신도시 일부 공공기관들은 주민지원·지역공헌 사업, 유관기관 협력사업 등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달품질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우정사업조달센터, 기상통신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지난해 유관기관 협력사업 예산은 '0원'이다.
주민지원·지역공헌 사업예산도 조달품질원(50만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0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0원)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문제는 올해 상생협력 사업비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경북지역 이전 공공기관 13곳의 지역발전 추진 사업비는 2천301억 원이었지만 올해 계획은 1천680억 원으로, 약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도시 주민 김모씨는 "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지역 상생을 향한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따라서 지역에 대한 상생 의지가 높은 인사가 공공기관장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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