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해외서 700억 조달"…구영배 큐텐 대표는 어디에?

계열사 '위시' 활용 제시…'중국자금 600억원 지원설'도
미정산대금 수천억원대 불어날 듯
구연주 기자 2024-07-29 12:20:23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환불을 원하는 피해자들이 사측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모회사 큐텐그룹이 다음 달 중 5천만 달러(약 700억 원) 조달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은 사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큐텐 측에 자금조달 계획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 계열사인 '위시'를 통해 5천만달러를 8월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받았다.

위시는 큐텐이 지난 2월 2천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큐텐이 인수 자금으로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위시 역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자금 조달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위시를 통해 700억원을 끌어와도 사태를 수습하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기준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만도 위메프 565억원(195개사), 티몬 1천97억원(750개사) 수준이다. 이는 5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만으로, 6~7월분 미정산분 추가 발생 및 소비자 환불액까지 고려하면 큐텐이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700억원 조달로는 당연히 (해결이) 안 된다"며 "미정산 문제뿐 아니라 지금 기업 자체가 굉장히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방안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언급한 '중국자금 600억원 지원설'도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권 본부장은 피해자들에게 중국자금 600억원을 담보로 대출해보려고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는 '600억원 지원설'에 대해 취재진이 설명을 요청하자 "들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린 거다.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구 대표가 사재 출연으로라도 사태 수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진작부터 대두됐지만, 구 대표는 현재 소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 대표 소재와 관련해 권 본부장은 "이번 주까지 한국에 있었는데 최근에 연락을 따로 하지 못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유통업계와 티몬·위메프 피해자 모임에서는 싱가포르에 생활 기반을 둔 구 대표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큐텐 측 이야기를) 아예 신뢰할 수 없다"며 "신뢰가 생기려면 진작에 구영배 큐텐 대표가 나타났어야 하는데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의 결제 취소 및 환불 신청을 우선 유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티몬·위메프 대신 PG업체가 미정산 금액에 대한 손실을 떠안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영세 상인들을 위해서는 정책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 방안이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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