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금리를 동결해온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폭에 대해 고민할 상황이 왔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주요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과감하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발표되자 기존 전망을 수정하고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와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9월 회의와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각각 50bp(1bp=0.01%포인트) 내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12월 회의에서도 연이어 25bp를 내린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른 주요 금융회사들도 연준이 연속 빅컷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동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해서 50bp 인하에 나서고 이후 회의 때마다 25bp 인하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1.25%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 0.5%포인트 빅스텝 금리 인하 전망은 98.5%로 치솟아 올랐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은 1.5%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경제상황이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4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15%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경기 침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허재룡 부장은 "미국은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인하 폭은 25bp 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9월 FOMC 전에 발표될 경제지표가 침체를 시사할 경우 50bp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빅스텝에 맞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제때 과감하게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도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며 경기침체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일찍 낮춰 시장에 바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보다 10월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이미 금리인하를 했어야 했다"라며 "금리를 인하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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