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지난 5일 국내 증시가 대폭락하자 정치권에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의가 활발해질 조짐을 보인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금투세가 시장 불안정성을 키우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적지 않지만 이재명 전 대표가 금투세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어 향후 당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금투세는 그냥 두면 5개월 뒤부터 시행되고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는 더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가 지금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도 '위메프·티몬 사태' 당정 협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이야말로 금투세 폐지에 대해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증시는 심리적 요인이 많이 반영되는데 금투세 폐지 같은 큰 이벤트는 대개 6개월 전부터 반영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폭락 때문이라도 금투세 폐지에 대한 초당적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도 비공개 당정 회의에서 국내 증시 상황과 관련해 금투세 폐지가 당면 과제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 회의 후 브리핑에서 "결국 우리한테는 금투세 폐지가 당면 과제 아니겠느냐는 정부 측 입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정이 금투세 폐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다 전날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인 만큼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TV 토론회에서 "(금융 투자로) 5년간 5억원 정도를 버는 것에 대해서는 세금 면제를 해줘야 한다"라고 언급하는 등 금투세 폐지에 힘을 싣는 취지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가 끝난 뒤 금투세 폐지를 당 정책 전면에 내세울 경우 여야 간 협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미 입법이 유예된 것인 만큼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사전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