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한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자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입주민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8일 안동 A아파트 입주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안동시 등에 따르면 A아파트는 총 81세대 규모로 세대 당 1억6천여만원에서 1억9천700여만원의 입주 보증금을 내고 지난 2022년 7월부터 입주했다. 해당 아파트는 국민임대아파트와 달리 입주 조건이 따로 없고 10년 의무임대 기간 후 분양전환 조항 덕에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4월 A아파트 임대사업을 진행하던 B건설사가 경영악화로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 임대 사업이 사실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아파트가 경매로 매각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에 묶여 있는 임대보증금 총액은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민들은 법원의 안내 우편물을 받고 뒤늦게 이 사실을 인지했지만, 법적 대응에 대한 어려움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입주민 대다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지만 일부 세대주가 인지하지 못했던 근저당이 아파트에 설정돼 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세입자 대항력과 우선 변제권이 미비해 채권 변제가 늦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세대는 보증보험 보증대상이 아니라서 자칫 임대 보증금을 모두 날릴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들은 이사를 하고 싶어도 목돈이 묶여 있는 데다 채권 대항력 유지를 위해 주소지 이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타 지자체처럼 안동시도 법률 자문 등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입주민은 "내 집을 마련의 설렘으로 힘들게 모으고 대출받았던 2억원 가량의 보증금을 날리고, 임대 기한 10년 중 3년밖에 못산 채 어린 아이와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라며 "타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사건 발생 시 법률지원과 행정적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던데 안동시의 소극적인 행동에 너무 답답하고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임차인들의 재산피해가 없도록 총력 지원하고, 관련 문제 또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B건설사는 지난달 30일 입주민들과 만나 주민설명회를 가지고 기업 회생계획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계획안에 따르면 기업 회생을 위해 당초 10년 임대였던 아파트를 내년부터 분양전환해 매각하고 부족한 기업 자금 등을 충당해 정상화 하겠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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