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가 수도권 위주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자,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주택 시장 양극화와 공급 과잉 문제를 안고 있는 대구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보다 0.07% 상승했다. 지난 조사에서 0.6% 상승을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가격은 이번 조사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0.26% 올라 20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의 집값이 뛰자 정부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 주택 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하락하며 38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 조사(-0.09%)보다 하락 폭이 늘었고 10주 연속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구시와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 상태인 지역 부동산 시장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분양 주택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주택담보대출 정책금리 지원 등 수요 촉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지역 미분양 주택 수는 9천738가구로 전월(9천533가구)보다 205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천635가구로 전월(1천506가구)보다 129가구 늘었다.
김대명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은 양극화와 탈동조화가 극심한데 정책은 수도권 위주로 이뤄진다"며 "지자체는 부동산 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지역 시장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2030주거종합계획'을 수립하며 지역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중앙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정책도 국토균형발전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수도권 위주의 부동산 공급 대책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2주택자 양도소득세·보유세 감면, 중과 배제와 같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저가 빌라 위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 정책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지역에도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수요가 발생하고 지역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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