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 김경수 복권 소식에…계파별 엇갈리는 반응

비명·친문 '환영' 일색…친명계 '여권의 정치적 의도' 의심
구연주 기자 2024-08-12 11:56:50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지난 5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잠룡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간에 반응이 엇갈린다.

친문계는 당의 지평이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며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계에서는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도 여권에서 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전 지사가 야권 대선 주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전 지사 복권 가능성에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문' 인사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보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더 큰 민주당이 되는 기회, 민주당의 인적 자산에 큰 보탬"이라고 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고 했다.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경쟁 중인 김두관 후보는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결정은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앞으로 김 전 지사가 당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당대표는 "환영하며 다행"이라고 했다. '친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특별사면·복권은 (여야) 대타협을 위한 대통령의 상징적인 제스처이기 때문에 당연히 복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명 인사들은 환영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시점 등을 거론하면서 여권의 '야권 분열' 등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도 "억울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복권 노력은 필요하다"면서도 "하필이면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 복권하는 건 뭐 떨떠름하기는 하다"고 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한준호 후보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2022년 12월 김 전 지사에게 복권 없는 사면을 했다.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고 본다. 야당의 분열, 이런 의도가 담겨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은 6일 "복권해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야권의) 분열의 기미가 있을 때 여권에서 김경수 지사 복권 카드를 쓰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김 전 지사의 복귀는 야당 분열용이라고 했다.

지난 5월 22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함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반응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김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대한 당의 입장은 정해진 바 없다"며 "정부에서 검토 중인 만큼 당은 신중히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는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향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야권 분열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것을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끝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지사가 어느 정도 리더십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비서만 하지 않았냐"라고 평가했다.

김 전 지사가 19대 대선 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가담 혐의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신년 특별 사면으로 남은 형기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못해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없다. 복권된다면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자격을 얻게 된다. 김 전 지사는 현재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연구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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