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압록강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현장 이재민들을 직접 찾아 위로하고, 집을 잃은 어린이 등 취약 이재민은 평양으로 데려가 돌보겠다고 했다.
또 수해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은 거부하고 자력으로 피해를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개된 사진에서 수재민 임시 천막을 방문, 어린아이를 안고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였다.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애민 지도자상을 부각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어린이들과 학생들에 대한 보육과 교양, 교육 문제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제1의 국사"라며 "국가가 재해복구기간 이 사업을 전적으로 맡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압록강 유역의 피해 복구에 최소 2∼3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그 기간 동안 연로한 어르신, 병약자, 어린아이가 있는 어머니를 평양에서 지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양에 데려오려는 수재민은 총 1만5천400여명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통계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 올라오는 수재민들의 건강과 생활을 친부모, 친자식 못지않게 최대의 정성을 기울여 돌보아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수해 지역에 남을 이재민들을 위해서는 식량뿐만 아니라 침구류, 위생용품, 가위와 바늘·실과 같은 세세한 생활필수품까지 지원해야 하며 생활용수 위생보장 등 보건과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수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외부의 도움은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지금 여러 나라들과 국제기구들에서 우리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을 전해오고 있다"며 사의를 표한 뒤 "자체의 힘과 노력으로 자기 앞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니세프, 러시아, 중국은 물론 한국 정부가 지난 1일 대한적십자를 통해 구호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남측 언론이 수해 피해 보도를 날조하고 있다며 "적들은 우리가 피해를 입은 기회를 악용하여 우리 국가의 영상에 흙탕물을 칠하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수해 지역에서 인명 피해자가 발생하는 속에서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전승절 행사를 진행했다는 억지 낭설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우리를 폄훼하는 궤변들을 한번 엮어 자기 국민을 얼리고 세상 여론을 흔들어보자는 심산"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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