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텍, 빚 뿐인 협력사에 제소 “계약 초과한 지원금 반환하라”

포철 4고로 원청-하청 갈등 심화
공사 포기 A사에 자금 지원 일부 "부당 지급" 반환 요청
업체 "파업發 추가 비용" 호소…플랜텍 "손실 나면 관뒀어야"
구연주 기자 2024-08-12 13:51:56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매일신문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 개보수를 맡은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이 공사에 참여했다 손실을 본 협력업체를 상대로 계약금을 초과하는 금액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따르면 플랜텍은 지난 4월 19일 포항제철소 4고로 개보수 공사에 참여한 A업체가 공사를 끝낼 시점이 되자 해당 회사에 계약금액 초과분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텍은 앞서 A사가 손실을 들어 공사포기 뜻을 밝히자 작업을 원활히 마무리하고자 손실보전을 위한 인건비 등을 선지급했다. 당시 지급한 금액 일부가 부당하게 지급됐다고 돌려달라는 내용이다.

A업체 측은 노조파업과 태업, 저가입찰, 장비 임대료 등으로 나날이 불어나는 공사손실 때문에 제철소 고로 개보수 공사 포기를 선언했지만, 플랜텍이 공사진행을 위해 자금을 지원했고 이를 수행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공사를 위해 계약한 인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발생한 임금을 플랜텍이 부담키로 하면서 한숨은 돌렸지만 파업기간 미가동 장비 임대료와 돌관작업 등 추가 비용은 그대로 떠안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지역 업계에서는 '포스코 발 저가수주에 플랜텍의 과도한 선공제 후 시공사 입찰이 더해지면서 협력업체 피해가 불가피했다고 보고 있다. 사전작업 금지 등으로 공기 손실을 우려해 휴일·야간작업을 하면 이에 따른 추가 부담도 협력업체에 전가하는 구조도 문제라고 했다.

포스코 측도 최저가발주와 사전작업 금지 등에 따른 일부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이미 끝난 공사고 자금 지급도 마무리된 상태여서 구제 방안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이번 공사와 관련해 포스코 발주금액부터 너무 낮았다는 건 업계 전체가 인정하는 부분이고, 플랜텍 역시 수익을 챙긴 뒤 입찰가를 정했기에 협력사 입장에서는 적자 가능성이 컸다"며 "많은 협력업체들이 포기하려고 했지만 제철소 운영에 대한 책임감과 발주사와 원청사의 손실보전에 대한 신뢰가 있어 끝까지 공사를 수행했다. 현재 플랜텍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도 협력업체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플랜텍 측은 자유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보면 포기하면 되는 일을 협력업체들이 끝까지 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강요한 것도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플랜텍 관계자는 "업체에게 부당하게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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