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에 자금 몰린다… 올해 금값 22% 급등

국내 금 1돈당 시세 45만원, 연초 대비 8만원 상승
채권 거래·예금 증가… ETF도 신규 투자처로 부상
"시장 불확실성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구연주 기자 2024-08-12 14:47:21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뉴스


국내외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시세는 올해 들어 20% 이상 뛰었고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를 보였다.

11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구매자 기준으로 순금 1돈(3.75g)당 시세는 지난 1월 2일 36만8천원에서 지난 9일 45만원으로 8만2천원(22.28%) 급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8.83%(2만8천500원)를 13.45%포인트(p)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중동지역 분쟁 등의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미국 중심의 경기침체 우려와 일본 엔화 초강세에 따른 유동성 충격,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이 겹치며 주가가 폭락했고 금 수요는 늘어났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거래량은 증시가 급락한 지난 5일 32만8천87g으로 전 거래일의 2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 9일에도 11만7천761g 거래됐다.

안전자산에 간접 투자가 가능한 ETF도 주목받는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상품은 금값 상승과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 현물'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8일 3천118억원으로, 올해 초(1천102억원)의 3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채권 거래현황을 보면 전체 거래대금은 지난 7일 기준 27조4천억원으로 연초(24조4천억원)에 비해 3조원 증가했다. 은행 예금도 늘었다. 예금은행의 원화예금 잔액은 지난 1월 말 1천964조원에서 5월 말 2천15조원으로, 대구지역에선 이 기간 64조6천억원에서 68조2천억원으로 늘어났다.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은 기준금리 인하,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에 따라 올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금은 신흥국 중앙은행 투자자산 역할이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투자은행(IB)은 금 가격이 올해 말 온스당 2천500~2천7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고, 내년에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 상장지수펀드(ETF) = 코스피200, 코스피50 등과 같은 특정지수 움직임에 연동해 운용되는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의 일종. 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인덱스 펀드와 유사하지만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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