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쳐 죽을 맛입니다."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소규모 공장 근로자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이어가고 있다. 에어컨 시설이 미비한 시장 상인들은 땀을 구슬처럼 흘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손님의 발길은 뚝 끊겼다. 주문된 제품을 생산해야 할 소규모 공장도 직원들의 작업 능률이 오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손님을 모으기 위해 에어컨을 잔뜩 켜놓은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 속에 전기료 폭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1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염경보가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는 계속 증가 추세다. 역대 최대 수요를 조만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력 수요 증가만큼 걱정되는 것은 '요금'이다. 대구 북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서모(50) 씨는 "요즘은 열대야까지 겹쳐서 가게 오픈 두 시간 전부터 문을 닫는 새벽까지 에어컨을 가장 강하게 틀어놓고 있다"며 "7월 전기료 고지서가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은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물건 판매가 뚝 떨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에어컨이 없는 자판은 과일과 채소, 생선 등의 상태를 유지하기가 힘겨운 상황이다.
무더위로 손님이 줄고 전기요금 등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인들은 올 여름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8월 대구지역 전통시장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51.1로 지난해 8월(61.7) 대비 10.6p나 하락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나빠진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지역 소상공인 역시 8월 BSI는 56.3으로 전국 평균(56.6) 보다 낮았다. 전년 동월(79.0) 대비 지수는 20p 이상 떨어졌다.
무더위로 인한 전력수요 만큼 에어컨 등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장도 고민이다. 대구염색산업단지 한 입주 업체 대표는 "후처리 공정의 경우 열 발생이 많아 현장 근무에 어려움이 많다. 냉방 용품을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설비를 확충하고 싶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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