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정보 공개” 전기차 배터리 실명제에도 불안감 여전

브랜드 21곳, 제조사 69곳 밝혀…43종 국산·17종 중국 제품 탑재
소비자 '위험성 차단 상용화' 요구…"미세한 변화 수시로 정밀 진단을"
구연주 기자 2024-08-20 11:18:04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전기차 무상 점검이 시작된 14일 서울의 한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한 직원이 전기차의 문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국내 모든 브랜드의 배터리 제조사가 공개됐다. 단순히 제조사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현황'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 21곳이 총 69종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공개된 차량 가운데 43종(62.3%)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제품을 탑재했다. 또 17종(24.6%)은 CATL과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나머지는 생산 연도나 트림별로 구분해 한 차종에 국산과 중국, 일본 제조사의 배터리를 함께 사용한 사례 등이다.

정부의 권고에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공개됐으나 화재 예방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고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사전에 위험성을 차단하는 기술력을 상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개별 기업이 통제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를 활용하면 배터리 안전 관리에 필수적인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 BMS 정보를 제공해 배터리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BMS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BMS 모니터링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잠재적인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순간 단락,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수백개 이상의 셀(Cell·2차전지 구성 기본단위)가 탑재되는 만큼 세부적인 검증 및 관리가 요구된다. 외부충격이나 과도한 충전, 급격한 기온의 변화 등 배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에 정밀한 진단이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배터리 실명제는 안전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유럽연합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배터리 이력제'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제조사가 관리하는 BMS 정보 가운데 필수적인 요소를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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