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월급제 시행 하루 앞두고 여야, 2년간 유예하기로

주당 40시간 이상 고정급 보장, 2021년 서울부터 시행
20일 전국 확대지만 업계서 강한 반발
구연주 기자 2024-08-20 13:51:03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의 심의가 문진석 소위원장 주재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시행 예정이던 '택시 월급제' 전국 확대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9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북구)이 대표 발의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소위 위원장인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에 국토교통부가 1년 동안 택시 산업 전반에 대한 발전, 대책 방안을 준비하는 과정을 하고 (법안 시행은) 2년 유예를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고 밝혔다.

택시 월급제는 법인택시 기사 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 이상으로 하도록 하는 것으로, 택시 근로자의 일정 근로시간을 강제해 고정된 급여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2021년부터 서울에서 시범 시행됐고 20일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 본 결과 택시업계의 운송수입이 주당 40시간 이상 고정급을 보장할 만큼 나오지 않아 법안이 전국에서 시행되면 적자 구조가 형성된다는 비판이 컸다.

전국택시노조와 운송사업조합연합회 역시 주 40시간 이상 근로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왔다. 반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법 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택시 운송원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다시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 측은 이날 소위에 참석해 이러한 의견을 직접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택시 월급제 폐지와 유지 등 의견이 갈리면서 결국 시행을 유예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애초 김정재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는 택시 월급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달리 정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뒀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단순 예외 조항이 아니라 사실상 택시 월급제를 무력화할 수 있고, 제도 도입 당시의 취지를 잃게 된다고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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