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 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카오톡 대화방은 최근 "14일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과 카카오 운영 정책에 따라 운영 방안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1천명이 넘는 이용자가 참여하고 있는 해당 대화방에서는 단지명과 세부 가격이 담긴 정보나 홍보 목적이 포함된 타 유튜브 채널 링크를 공유할 수 없게 됐다.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의미하는 이른바 '리딩방'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 정보를 공유하는 부동산 단톡방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운영 정책을 개정한 카카오는 14일부터 오픈 채팅방에서 불법적인 투자 리딩방 개설을 금지시켰다. 투자 종목에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포함된다. 부동산 투자 정보나 투자 경험을 반복적으로 공유할 경우 영구적으로 카카오톡 이용이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도 소셜 미디어인 '밴드'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투자 추천을 뿌리 뽑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자 정보에 대한 단속에 나선 배경에는 불법 리딩방을 근절하기 위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있다. 14일부터 시행된 개정안에 따라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가 아니면 주식 리딩방 등 양방향 채널을 개설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 관련 단톡방들도 단지명이나 세부 가격이 담긴 정보 공유를 제한하거나 텔레그램 등으로 옮기고 있다. 이용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주식 리딩방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거래 금액 단위도 크고 각 시군구의 관리·감독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동산 단톡방은 집값 담합의 주범으로 꼽히며 제재를 받아온 점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부동산 단톡방에서 오가는 대화들이 시세를 교란한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 2019년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해 공인중개사는 물론 일반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특정 가격에 시세 형성을 유도하는 행위 등을 금지시켰다.
지역 부동산 정보 단톡방을 운영하는 A씨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들이 제재 대상인지도 애매하다"며 "제재가 강화되면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투명한 정보를 받기 어려워진다. 시장의 비대칭성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여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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