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금리 결정 기구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메시지를 낼지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1년 7개월 이상 고금리 상황을 버텨 온 소상공인 사이에선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로 2008년 11월(4.00%)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부터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건 불안정한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 상황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대구, 경북에서 58조1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4천억원, 전국에서 930조8천억원으로 39조8천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 확대를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 수요 증가 등이 지목된다. 이 같은 상황에 금리를 내리면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기준금리도 국내 금리 인하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 중인 상황에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려 한미 금리 차를 2%포인트(p) 이상으로 벌리는 건 부담이 될 거란 분석이다.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오는 10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의 경우 지난 5월 2.7%, 6월 2.4%, 지난달 2.6% 등으로 2%대에서 등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 심화 등의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데 따라 한은이 이번 달 전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속출하는 만큼 금리 인하를 앞당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상인들이 실질적으로 금융기관에 내는 대출 이자가 코로나19 이전에는 2%대 중후반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4%대 중반~5%대 초반에 이른다"면서 "자영업자와 임대업자 모두 너무 힘든 상황이다. 이미 이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고, 사태가 더 지속된다면 많은 부분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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