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로 예정된 대구 지하도상가 사용수익권 반환을 두고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까지 전대행위가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반월당 메트로센터 분양자 협의회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점포 409곳 중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매가 이뤄진 점포가 122곳으로 3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가 10곳 가운데 3곳은 최근 5년간 매매거래를 한 셈이다. 2013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296곳으로 비중은 72%에 육박한다.
분양자 대다수가 권리금을 포함해 수억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수익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점포 운영 혹은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은 물론 금융권 대출을 받은 경우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분양자들의 권리 소멸로 이들과 임대 계약을 맺은 영세상인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분양자들은 개별 전대행위가 이뤄지도록 한 구조적 문제가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내 다른 지하도상가는 시행사가 직접 임대를 하는 반면, 반월당·두류 지하도 상가는 운영 및 거래 방식이 달랐다는 지적이다.
실제 취재진이 제공받은 메트로센터 '지하상가 사용수익권 분양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2003년 당시 19.8㎡(5.9평) 규모 점포를 2억2천220만원 대금을 지급하고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총 6차례 권리의무 승계가 이뤄졌다. 또 계약 기간을 최대 20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으나, 만료 6개월 전까지 재계약 여부를 협의해야 한다는 단서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계약서를 제공한 분양자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매거래가 이뤄졌고 그때마다 시행사 대표단 직인도 받았다. 전대행위가 불법이라면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재계약을 협의할 수 있다고 보고 대부분 최근까지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트로센터 상인회 관계자 역시 "처음 분양을 받을 때, 분양률을 높이려고 상속이 가능하다는 등 재산권을 보장해준다는 내용으로 홍보를 하기도 했다. 공유재산법상 지하도상가 전대가 금지된 이후 다른 상가는 시행사가 직접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반월당·두류는 예외가 됐다"며 "타지역을 보면 계약 만료 후 기간을 연장한 사례가 많아 관례상 우리도 연장이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대구시는 시행사와 분양자, 상인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원칙이 정해지고 방향을 틀었을 때 오히려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 일반경쟁입찰이란 원칙은 바꾸기 힘들 것 같다. 다만, 분양자·상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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