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건설사인 (주)서한의 지배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창업주 김을영 서한장학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김병준 전무가 지분율을 급격히 늘리며 오너 경영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서한은 조종수 대표이사가 보유한 서한 주식 220만5천769주(지분율 2.19%)를 시간외 매매로 전량 매각했다고 22일 밝혔다. 처분 단가는 1주당 670원이었다. 조 대표이사는 서한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인 2004~2007년부터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한은 IMF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해 3년 만에 이를 졸업했다.
조 대표이사의 주식은 창업주 김을영 서한장학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김병준 전무가 대표이사로 있는 SH인베스트먼트로 전량 매각됐다. 이번 거래로 김 전무와 SH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은 555만3천주(5.50%)에서 775만9천주(7.69%)가 됐다. 김 전무는 공시 자료를 통해 사실상의 지배주주임을 밝히며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올해 4월부터 자신과 SH인베스트먼트 이름으로 주식을 본격적으로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매입 규모는 67억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 자기 자금은 11억원이고 나머지 56억원은 차입금이라고 신고했다. 차입금 대부분은 주식 담보 대출이었고 김 전무가 기타 개인에게 빌린 18억원도 포함됐다. 자기자금의 경우 근로소득, 사업 및 투자 수익이라고 신고했다.
김 전무가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서한의 지배구조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서한의 최대주주는 지분 11.26%를 가진 (주)대왕레미콘 등 8인의 특수 관계인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창업주인 김을영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서한장학문화재단에 있다. (재)서한장학문화재단은 서한 주식 9.85%를 소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서한 안팎에서는 이번 거래가 후계자 양성을 강화하고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보다 책임 있는 대주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종수 대표이사는 매일신문과의 통화를 통해 "주가도 부양하고 김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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