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 사실상 유턴한 한동훈 "여권 분열 포석, 내가 따라갈 건 아니야"

민주당 26일 시한, '한동훈표 채 상병 특검' 발의 요구에 대응
공수처, 대통령 휴대폰도 수사…"수사 미진할 때 특검, 논리적으로 가능"
기존 '공수처 수사 상관없이 특검' 주장 꺾은 것으로 해석
구연주 기자 2024-08-26 16:50:29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추진할 수도 있다고 26일 밝혔다. 공수처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하던 기존 입장에서 사실상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여의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민주당의 특검 발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정치게임으로 여권 분열 포석을 둔 건데 내가 따라갈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급하면 자기들이 대법원장 특검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검은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금 공수처는 대통령 휴대폰 수사 내역을 살피고 있지 않나. 그건 저도 (검사 시절) 안 해봤다"며 "그렇게 공격적으로 수사한다면, 수사 결과가 미진할 때 특검하자는 게 논리적으로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다만 특검 추진 입장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 한 대표는 "특검 반대 논거가 굉장히 강해졌다. 저도 그걸 들으면서 '그런데도 필요하다' 하는 것"이라며 "(당내) 이견을 좁히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 대표 발언은 '공수처 수사 결과에 따라 특검법 추진'이라는 당내 다수 의원들의 입장에 동조한 셈으로, 그동안 주장해 온 '공수처 수사와 관계없는 특검 추진'이란 주장을 사실상 꺾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내 목소리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였다"며 "원내 지지가 절실하다는 걸 알게 된 것 아니겠나"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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