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엔 엘앤에프가 있다…'세계 최초' 타이틀 양극재 전문기업 대구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

구연주 기자 2024-08-29 11:34:40
엘앤에프 대구국가산업단지 구지2공장 전경. 엘앤에프 제공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가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존 섬유, 차 부품 중심의 대구 산업에서 K배터리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면서 대구 대표기업으로 우뚝 섰다. 배터리 소재, 장비 기업들도 동반 성장하면서 지역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종합 소재기업 청사진 제시

지난 2000년 설립된 엘앤에프는 초창기 디스플레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였으나 2005년 자회사 엘앤에프신소재를 설립하며 당시 불모지였던 양극재 분야에 진출했다. 장기간 기술력을 축적한 결과 2010년대 중반부터 양극재 관련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엘앤에프의 연간 매출은 2020년 3천361억원에서 지난해 4조6천441억원으로 뛰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첫 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올해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엘앤에프의 경쟁력은 다른 기업이 넘보기 힘든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니켈 함량 50%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니켈 함량 70%인 NCM 제품을 개발했으며, 2020년에는 니켈 함량을 최대 90%로 끌어올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통상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상승한다. 이는 배터리 및 전기차 성능과 직결된다. 니켈 함량이 높은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증가하고 출력도 더 높다.

현재 엘앤에프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하는 미국의 테슬라,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 일본 등 다양한 협업 관계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본사를 둔 대구에도 '통 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양극재·음극재 공장 증설 투자를 포함하면 그동안 대구에만 3조6천5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22년 6천500억원을 투자해 국가산업단지 내 부지 9만9천378㎡를 확보했다. 이어 작년 11월에는 무려 2조5천5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종합 소재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현재 대구국가산업단지 구지 3공장 건립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연내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LFP(리튬·인산·철)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제품도 생산하는 단계"라고 했다.

◆ 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

대구시는 엘앤에프를 중심으로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엘앤에프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양극재는 물론 배터리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엘앤에프 외에도 2차전지 분야 유망 기업들이 대구를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미래첨단소재는 양극재의 원료에 해당하는 수산화 리튬을 양산하고 있다. 또 성서산업단지 소재 에스에스엘엠(SSLM)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양산하고 있고 장비 업체인 씨아이에스(CIS)도 공장을 증설하는 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엘앤에프가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건립 중인 구지3공장 입구. 3분기 중 준공 완료 후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앤에프제공


※엘앤에프 대구 투자 현황(자료: 대구시)

2022년8월/ 6천500억원/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9만9천378㎡
2023년11월/ 2조5천500억원/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 55만8천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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