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3성 장군 출신의 맥매스터가 회고록을 통해 2017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은 방어를 위해 핵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맥매스터는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나의 임무 수행'에서 "로즈가든에서 언론행사(한미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후 나는 부통령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문 대통령 및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핵을 포기한 뒤 축출됐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과 비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의 주장은 즉각 미측 인사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이미 북한은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재래식 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왜 추가로 핵이 필요하겠느냐"며 "우리는 김정은이 '공격적 목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올해 초 북한의 김정은은 "유사시 핵 무력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맥매스터는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한미 첫 정상회담 당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일화도 공개했다.
한미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하루 전인 6월 29일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는다면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에 대한 배신으로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저서에 적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는 환경영향평가에 달려 있다는 최근 발언을 반복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정 실장에 요청했다면서 "부동산 개발업을 경험한 트럼프는 환경영향평가를 정말 싫어한다"고 말했다.
당시 만찬에서 트럼프는 먼저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해 언급했고, 문 전 대통령은 두 가지 사안 달성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 실장에게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메모를 보냈지만, 곧 사드 이슈에서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는 시간 낭비"라고 호통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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