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구경북 등 전국 8개 지역에 있는 기회발전특구로 창업·이전한 기업에 상속세를 면제하기로 하면서 중견기업의 지방 이전과 투자 활성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8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회발전특구 중앙-지방 협력 간담회'에서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모든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가업상속분의 상속세를 전액 면제하는 특례를 이번 세법 개정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세법 개정안은 다음 달 2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치단체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우수 기업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에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규제 특례, 세제·재정지원, 근로자 거주여건 개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구역을 이른다.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입지와 형태, 업종 등의 특구 설계부터 운영까지 주도하는 최초의 지방 주도형 특구라는 점이 특징이다.
대구에서는 미래모빌리티·로봇·소프트웨어(SW) 기업이 집적된 수성알파시티·대구국가산단·금호워터폴리스 등이 선정됐다. 경북에서는 2차전지·바이오·반도체 산업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포항 블루밸리국가산단·구미국가산단을 비롯해 안동·상주 산단 등이 지정됐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공동설명회를 여는 등의 구체적 협력 방법을 논의하고, 세법개정안과 함께 현재 기회발전특구에 대한 규제 특례 등 각종 지원근거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고자 발의한 지역균형투자촉진 특별법 제정안 통과도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헴프(저환각성 대마) 산업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외국 교육기관의 특구 내 설립 근거 마련 필요성을 건의했다.
이 지사는 "2020년 안동이 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는데 뒤따른 조치가 없었다"면서 "헴프의 경우 환각과 비환각 성분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로 산업적 활용이 불가하다. 올해 말이면 특구 지정이 끝나는데 기업들이 헴프 활용 기능성 화장품도 못 만들고 연습만 하다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법령이 정비될 때까지 헴프 성분 의약품 개발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임시 허가를 요청한다"면서 "경제자유구역, 국제자유도시 등에만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국제학교를 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 활성화를 위해 특구 내에 설립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지원하겠다.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의해 좋은 성과를 내달라"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장에서는 자치단체장들이 각자 지역 방언을 활용한 이색 홍보전도 펼쳤다. 이 지사는 "여 말고 어데가니껴",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단디 챙기겠심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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