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文 뇌물수수 피의자 적시…與 "법 앞에 평등" 野 "정치 보복" 엇갈린 반응

전 사위 '항공사 채용 특혜 의혹' 압수수색 진행
홍준표 "야당 대표 아들과 며느리까지 내사하던 전 정권 후안무치"
민주당 "검찰의 날카로운 칼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 향해야", 정치보복으로 국면전환 불가하다는 비판도 내 놔
구연주 기자 2024-09-02 15:03:48
2017년 5월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딸 문다혜 씨 모습. 연합뉴스


검찰의 수사가 딸 다혜 씨를 넘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칼끝을 겨누자 여야가 극단적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는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 딸 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혜 씨의 전 남편 서씨는 2018년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오른 이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서씨는 과거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적은 있으나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어 설립 초기 실적이 빈약한 항공사의 석연치 않은 임원 채용 문제를 두고 안팎에서 잡음이 나왔다.

검찰은 서씨가 과거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근무하며 받은 급여 등 2억원 이상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법 앞에 평등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치 보복으로 보기보다는 국민적 의혹이 있으면 누구나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문다혜 씨 역시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 사위가 어떻게 관련 경험도 없이 특정 항공사에 취직해 해외 근무할 수 있었는지, 그 항공사 오너(이상직 전 의원)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되는 과정에 인과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이유가 있다"고 수사당국에 힘을 실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문 정권 초기 야당대표를 했던 나를 1년 6개월 동안 계좌추적하고 통신조회하고 내 아들, 며느리까지 내사하더니 이제 와서 자기 가족들 비리 조사 한다고 측근들이 나서서 정치보복 운운 한다는 건 참 후안무치하기 그지없네요"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는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검찰은 언제부터 법을 멋대로 가져다 붙이는 엿장수가 되었나"라며 "정권이 위기일 때마다 국면 전환용 정치보복 수사를 반복해 온 정치 검찰의 병이 또 도졌다"라고 했다.

특히 황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아도 '감사의 표시'라며 수백만원씩 뇌물을 턱턱 받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더니, 문 전 대통령에겐 다 큰 성인 딸에 생활비를 안 줬으면 그 돈만큼 뇌물이라는 해괴망측한 궤변을 뒤집어 씌운다고 한다"고 반발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내각 출신 민주당 의원 37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임 대통령에 대한 억지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 부질없고 부정의한 칼춤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곁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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