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지갑 닫는 청년들… 20대 이하 신용카드 이용액 감소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물가 등의 여파에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 이하 청년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 상황으로 해석된다.

2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빅데이터 활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단위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21년 1월부터 하락 추세다. 2021년 4~5월 10%대 수준에서 지난 1월 5%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 4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 청년층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3~9일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같은 기간 30대는 0.3%, 40대는 1.4% 각각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50대(2.0%)와 60대(7.1%), 70대 이상(15.3%)의 이용금액은 1년 전보다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고물가 등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소득이 비교적 불안정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소득 흐름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 이하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소비를 더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내수 부진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단기간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투자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내수 부진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하반기에도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