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야당 의원들의 자료 제출 부실 지적으로 잠시 휴정하는 등 시작부터 파행했다. 여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수사 등을 놓고서도 강하게 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일 심 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가운데 야당이 요청한 자료 대부분을 후보자가 제출하지 않으면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 간사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요청한 자료 377건 중 무려 70%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법 자체를 지키고 있지 않다는 점에 굉장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심 후보자에게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장인 사망 후 2년 만에 20억원을 추가로 상속받은 경위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과 주식거래 내역 ▷자녀의 장학금 내역과 학교폭력 가해 여부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배우자의 부친이 사망한 지 2년 후에 현금 30억원이 뭉칫돈으로 나왔는데 어느 캐비닛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자료를 안 내고 있다"며 "(추가 상속받은) 20억원에 무슨 불법이 있느냐"고 다그쳤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검찰총장이 제왕인가. 왜 요구한 자료를 내놓지 않느냐"며 "청문위원들은 후보자 자녀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자료 제출을 압박했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심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가족의 예민한 사생활 부분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양해해 달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할 때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자녀 관련 자료는 특별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여야가) 서로 양해해 왔다"며 "인사청문회법 등을 따져보면 자료 미제출이 일방적으로 위법이라고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시작한 지 50분 만에 야당의 반발로 정회했고 이후 속개한 뒤 심 후보자가 가족의 출신 학교, 자녀의 장학금 내역·학교폭력 가해 여부,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마약 사건 수사 자료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상화됐다.
이날 여야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을 놓고서도 공방을 펼쳤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이 수사를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분노하고 있다"며 "옛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것을 문 전 대통령 수사에서 데자뷔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역대 어느 대통령이라도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했다"며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의 잣대가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심 후보자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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