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고령층에게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책금융에 구멍이 생겼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전당국의 규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70대 이상 고령자가 40년 만기의 그린보금자리론 대출상품을 이용한 사례가 있었다. 이 상품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적극적인 규제를 시행한 이후에 출시됐다.
그린보금자리론은 녹색건축인증 2등급 이상을 받은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최장 40년 만기와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작년도 국정감사에서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언급되자, 주금공은 올해 1월부터 만 34세 이하 또는 만 39세 이하의 신혼부부에 대해서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제공하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하지만 올해 초까지도 만 39세 또는 만 49세 이하 신혼부부가 아닌 경우에도 담보주택이 2등급 이상의 녹색건축물이라면 40년 만기의 그린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70대 이상의 고령자도 그린보금자리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달 기준으로 40년 만기 보금자리론 대출 현황을 보면, 60대 이상에서 19건(48억원), 70대 이상에서 1건(1억원)이 있었다. 30년 만기의 경우 60대 이상에서 16건(36억원), 70대 이상에서 5건(11억원)이 있었다.
주금공은 현재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을 개정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대해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거나 만 34세 이하 등 연령 제한을 신설하라는 강화를 주문했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거나 만기 40년을 초과하는 주담대에 대해 연령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이 60대에게 집행된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이번에는 새로 출시된 상품에서 동일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금융공사와 금융위원회가 더욱 세밀하게 정책금융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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