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어업규제완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지난해 수산자원 정책혁신 현장발굴단 건의에 따라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돼 온 금어기 또는 금지체장 적용을 '26년까지 3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어업규제완화는 총허용어획량(이하 TAC) 제도에 참여하고 엄격한 관리감독 체계를 수용하는 단체 및 어선에 대해 조업방법이나 어구사용 등에 대한 규제 일부를 완화해주는 제도다.
최근 3년간 전체어획량 중 TAC 대상어종 비율이 80% 이상인 기선권현망수협과 제1·2구잠수기수협(경남)을 '23년 규제완화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해 현장의 요구와 개선 필요성이 높은 규제를 우선 완화하기로 했다.
기선권현망어업은 본선 2척이 그물을 나누어 싣고 함께 항해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인해 기상악화 시 선박 충돌 등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높았다. 이번 규제완화로 그물을 1척에 실어 본선 2척이 분리 운항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어선 안전사고 위험을 낮췄다.
또 잠수기어업은 잠수사가 갈퀴나 칼 등 재래식 어구만을 사용하여 바지락, 키조개 등을 채취하도록 하고 있으나 패류를 빨아들일 수 있는 흡입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은 높이고 조업 시간을 단축해 사고를 예방하고 잠수병과 같은 잠수사의 질병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게 했다.
두 업종 모두 위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위치발신장치 및 전자어획량 보고 의무화를 통해 TAC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감독해나갈 방침이다.
TAC 제도가 정착된 고등어·도루묵·붉은대게·키조개 4개 어종에 대해 TAC에 참여하는 어선에 한해 금어기 또는 금지체장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 이는 '22년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수산자원 정책혁신 현장발굴단'에서 제안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금어기·금지체장 적용유예에 참여하는 어업인들은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휴어기를 설정하고 미성숙한 개체를 포획하지 않는 등 자율적으로 금어기와 금지체장을 준수하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규제 완화 및 금어기·금지체장 적용 유예 대상자의 TAC 준수 여부를 철저히 관리·감독하기 위하여 어업관리단, 한국수산자원공단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업 참여 어선에는 위치발신장치 장착, 전자어획 보고를 의무화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단체 또는 어선을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어기·금지체장의 적용이 유예되는 어종의 자원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어업인들의 조업 편의를 보장하면서도 수산자원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경규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어업 규제완화 시범사업은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을 총허용어획량 중심으로 하는 자원관리체계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며 "경직된 어구·어법이나 어업현장의 과도한 규제는 줄이면서 총허용어획량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전환해 나가는 방식의 규제 혁신은 우리 어업정책을 시장 친화적이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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