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혐의로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47) 씨의 재심 재판이 24년만에 열린 가운데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 10월 21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 심리로 열린 김 씨에 대한 존속살해 혐의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는 2000년 3월 전남 완도에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무기징역 형이 확정됐다.
이후 "여동생이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거짓으로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경찰의 부적법한 수사도 인정되면서 2015년 11월 재심이 결정됐다.
하지만 이후 김 씨 측이 변호인 교체·국선변호인 선임 취소 등을 반복하면서 재심 재판은 공전했다.
이날 결심 공판에서 구형에 나선 검찰은 자신과 자기 여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어 이러한 일을 저지른 것이라며 유죄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아버지가 성적 학대'를 했다는 이야기를 여동생 등 가족으로부터 김 씨는 들었다"며 "이 사실에 격분한 김 씨에게 아버지를 살해할 분명한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 명의로 보험 7개에 가입했고, 수령 가능한 보험금은 당시 3억5천만원, 교통사고 사망 시 9억원 상당이었다"며 "술에 수면유도제를 탔다는 범인만 알 수 있는 범행 방법을 김 씨는 아버지의 부검 전 알고 있었는데, 이를 종합하면 살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주장을 반박한 김씨의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는 수면제·성적 학대 등의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모두 부인했다.
박 변호사는 "수면제 가루를 양주에 탔다고 검찰이 주장했으나 부검 결과 다량으로 약물을 복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는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가 될 수 없고, 간접 증거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로부터 자신과 동생이 성추행당했다고 한 주장은 선처를 구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며 "보험 가입 일자 역시 사건 발생 두 달 전인 2000년 1월로, 보험 설계사로 일한 김씨가 이런 경우 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김 씨는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사유로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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