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기 대구 동구의회 구의원(안심3·4동, 혁신동)이 제출한 사직서가 8일 오전 동구의회에서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퇴 배경을 두고 안팎으로 각종 풍문이 무성한 가운데 임기를 절반 가량 남기고 돌연 사퇴한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앞서 지난 6일 한 구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동구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동구의회 내부에서도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사퇴의 원인이 됐다는 설이 제기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 A씨는 "한 구의원 지역구가 동구을인데도 전반기, 후반기 의장 선거 때 이번에 낙선한 동구갑 김재문 구의원을 투표해 많이 겉돌았다"며 "후반기 의회가 꾸려지면서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한 구의원이 '영전'이라 할 만한 자리로 옮겨갈 기회가 생기면서 구의원직을 내려 놓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혹은 말하기 어려운 사건이 있어 논란이 생기기 전에 스스로 파장을 줄이려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니겠냐는 풍문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이처럼 각종 뒷얘기가 무성한 가운데 한 구의원은 전날 오후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구의원의 중도 사퇴가 확정되면서 행정 공백을 우려,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한 구의원의 지역구인 안심3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 주민들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며 "임기가 1년도 아니고 2년이나 남았는데 활동량도 많은 분이 사퇴해서 공백이 심히 우려되고 주민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앞서 2021년에도 동구 구의원이 중도 사퇴 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이윤형 구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임기 중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같은 해 달서구의회 박재형 구의원은 음주운전 뺑소니 후 지인에게 거짓자백을 시킨 혐의로 불구속되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출직 공직자의 중도 사퇴는 지역구 유권자에 대한 결례임은 물론이고 예산낭비로까지 이어진다는 비판이 거세다. 공석에 따라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면 현행법상 선거 경비는 모두 해당 지자체의 예비비, 주민 세금으로 부담하기 때문이다. 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보궐 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5억여원으로 추산된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질병 등 예외적 사유가 아닌 각종 비위, 사익 추구 등으로 재·보궐 선거를 시행하면 귀책사유가 있는 정당에서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 비용도 책임지도록 법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에서 사퇴나 당선무효처럼 본인 사유로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남은 임기에 비례해 보전 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반환토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까지 계류 중이다.
동구선관위 관계자는 "정식으로 한 구의원의 사퇴 사실을 통보를 받으면 열흘 이내에 보궐선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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