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만명 투약할 양' 코카인 1800억 규모 밀반입 적발…사상 최대

구연주 기자 2024-08-20 14:15:28
해양경찰관이 캐나다 밴쿠버의 마약 조직을 뜻하는 'UN'이라고 적힌 마약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액상 코카인'을 국내로 들여와 고체 형태로 가공해 유통한 마약 밀매 조직이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압수된 코카인 60kg으로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19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해외에서 시가 1800억 원 상당의 코카인을 액상으로 들여와 가공 과정을 거쳐 고체 형태로 유통한 캐나다 마약 조직원 A(55·캐나다인)씨와 국내 판매책 이모(27) 씨 등 총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외에서 컨테이너 운반용 선박을 통해 액상 코카인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해경 조사에서 "액체 코카인의 경우 인간보다 후각 능력이 수십 배 뛰어난 마약 탐지견도 쉽게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캐나다 범죄 조직의 고위급 인물로, 과거에도 미국 등지에서 선박을 통해 코카인을 밀수하다가 검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A 씨가 밀반입한 코카인은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페인트 통처럼 생긴 5갤런(약 19L) 정도의 용기에 액체 상태의 코카인과 특정한 물질을 혼합해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밀매 조직은 몰래 들여온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공장에서 고체로 가공한 후 시중에 유통했다. A씨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강원도 가공 공장을 총 9차례 방문해 고체 코카인 제조 과정을 점검하기도 했다. 해경은 가공 과정에 참여한 콜롬비아계 외국인 마약 조직원 2명의 모습도 숙소 주변 폐쇄회로(CC)TV로 확보해 쫓고 있다.

해경은 이달 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캐나다 마약 밀매 조직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경은 잠복 끝에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코카인 판매를 시도하던 이 씨를 긴급 체포한 데 이어 경기 김포에서 A씨 등을 잇달아 검거했다. 이어 A씨 집을 추가로 압수수색 해 코카인 60kg을 모두 압수했다.

해경에 따르면 액체 코카인을 밀반입한 뒤 국내에서 가공 및 유통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압수된 코카인 양도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해경은 캐나다 마약 조직과 국내 조직의 연관성 등을 수사하는 한편 A씨 등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선박 밀반입 시점과 코카인 가공 과정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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