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군위초·중·고를 거점학교로 육성해 소규모 학교 통학구역 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주민과 논의 없는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군위초·중·고를 군위군 내 거점학교로 육성한다고 20일 밝혔다. 군위군에 현재 분교를 포함해 8개 초등학교와 5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가 있다. 군위 초·중·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생 수 3명에서 40명 미만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소규모 학교에서는 다양한 선택 교육과정과 방과후학교 운영이 힘들고 또래 집단이 없어 사회·정서적 성장을 위한 교육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군위초·중·고를 거점학교로 지정해 학생 간 협력학습,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통해 학생별 맞춤 교육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거점 학교 육성을 위해 군위초·중·고에는 특별실을 증축하는 등 교육환경 시설을 개선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 돌봄시스템 구축, 병설 형태인 군위 중·고의 분리 등을 지원한다.
또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원하면 거주지 이전 없이 군위초·중학교로 전학할 수 있도록 통학구역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군위 지역 일부 학부모들은 거점학교가 되고 공동통학구역이 지정되면, 결국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9년 전 대구에서 군위로 귀촌한 학부모 A씨는 "작은 학교들이 소멸돼 아이들이 전학을 가게 되면 통학 거리도 멀어지고 소규모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군위에서 거주 중인 초등생 학부모 B씨는 "학교로 보낸 공문을 보면 다음 달 23일 시행 예정이라고 못 박아 놓은 후 학부모 의견을 수렴한다고 돼 있다"며 "자칫하면 지역 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데 사전 논의 없이 진행돼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교 선택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안일 뿐 학교 통폐합은 아니다"며 "다음 달부터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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