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집중호우로 대구시내 10그루의 나무가 부러지거나 넘어지면서 도로교통에 지장을 빚고 차량 파손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지만 예산도 인력도 태부족한 게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7월 이후 대구시내 '가로수 사고'는 10건에 달한다. 지난 5일 오후 4시쯤에는 중구 동덕로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차량통행에 지장을 빚었고, 지난달 18일 오후 5시쯤에는 중구 국채보상로 앞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며 교통불편을 일으켰다. 지난달 9일~10일 달서구 와룡로 등에서 가로수 8그루가 부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잇따른 가로수 사고의 배경에는 예산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시내 가로수는 총 23만9천394그루다. 하지만 올해 시에서 가로수 안전 점검 사업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5천만원에 불과하다. 중구청이 최근 가로수 268그루 진단에 1천500만원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900그루도 점검할 수 없는 예산을 9개 구·군이 나눠서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가로수 안전 진단이 가능한 인력과 장비 부족도 문제다. 정밀검사를 위해서는 음파 탐지 전문 장비가 필요한데, 한 대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장비라 대구 안에 이를 보유한 용역업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내에는 해당 장비를 대구수목원에서 딱 한 대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도 한 명뿐이다. 나무 한 그루를 진단하는 데만 30여 분이 걸려 광범위한 점검은 언감생심이다.
가로수 수종이나 환경 역시 이런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빠르게 웃자라는 특성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채택된 수종은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는 탓에 사고가 잦다. 가로 환경 특성상 생육여건이 좋지 않아 뿌리가 뜨거나 나무 속이 썩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진효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양버즘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뿌리가 땅 깊이 들어가지 못해 생육환경이 안 좋거나 수령이 오래되면 쓰러질 위험이 있다"면서 "정기적인 가로수 조사로 문제수목을 조처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만표 대구시 산림녹지과장은 "내년도 안전점검 사업비를 올해 2배 수준으로 요청해둔 상태"라며 "전정작업 등으로 나무 윗부분 무게를 줄여 쓰러짐을 막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