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통학버스 하차 갈등에…교장 고소에 등교 거부한 학부모들

부산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동래구 초등학교 교장 고소
해당 아파트 거주 학생 등교 위해 자체통학버스 이용
승하차 지점 위험하자 "학교 안에 내리게 해달라" 요구
구연주 기자 2024-08-26 12:04:02
기사와 사진은 무관함.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말 코로나19 환자가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감염 취약 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 및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연합뉴스


부산의 한 아파트 학부모들이 아파트에서 운행하는 통학버스를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교장을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23일 부산시교육청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A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 관계자가 동래구 B 초등학교 교장을 직무 유기로 고소했다.

학교 전체 학생 800명 중 100명은 학교에서 1.4km 떨어진 A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아이들이 걸어서 30분 거리의 학교에 가는 게 쉽지 않자 자체 통학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체 비용을 들여 통학버스 운영에 나섰지만 통학버스 승하차 지점이 교문 앞 급경사 지역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통학버스는 교문 앞 급경사에서 멈춰 아이들을 내리게끔 했는데 해당 아파트 학부모들은 위험하다며 학교 안에 대체 공간을 마련해 버스를 타고 내리게 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는 모든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교내 차량 진입은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또 학교는 일부 아파트 주민의 자녀만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다른 학부모의 민원이 잇따를 것도 우려했다.

학교 측은 대신 교문에서 약 25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어린이 승하차 장소를 이용하도록 학부모측에 권했지만 학부모들은 큰길이라 아이들이 위험하고 주정차 위반 과태료도 물고 있다며 반발했다.

대책 마련이 어렵자 학부모 측은 교장을 직무유기와 아동방읨 혐의 등으로 고소를 하고 개학일인 다음 달 2일 등교 거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측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교총은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하다 하다 아파트 학생들만의 통학버스의 교내 진입 요구를 불허했다고 학교장이 고소당하는 현실에 대해 큰 개탄과 우려를 표명한다"며 "학부모들은 즉각적으로 고소를 취하하고, 등교 거부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학교와 지자체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아파트 단지 학부모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큰 비용을 들여 어린이 승하차장 마련 등 노력을 했다"면서 "전체 학생 800명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우선해야 할 학교장 입장에서 100명이 이용하는 아파트 전세 통학버스 진·출입 시 안전사고 우려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통해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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